디자인

뉴욕 MoMA를 보다가 오래된 사진 한 장을 꺼냈습니다

메이터 2026. 8. 6. 16:40

뉴욕 MoMA를 보다가 오래된 사진 한 장을 꺼냈습니다

안녕하세요.
메이터 저널입니다.

오늘은 가구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 오래된 사진 한 장부터 꺼내보려고 합니다.

뉴욕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대미술관이 있습니다.

바로 MoMA(The Museum of Modern Art), 뉴욕 현대미술관입니다.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나 피카소의 작품처럼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지만,

가구 일을 오랫동안 해온 제게 MoMA는 조금 다른 이유로도 흥미로운 곳입니다.

그림과 조각뿐 아니라 건축과 가구, 조명과 생활용품까지 하나의 디자인으로 바라보는 미술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MoMA의 디자인 컬렉션을 들여다보다 문득 오래된 사진 한 장이 생각났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가구 일을 해온 공간의 예전 모습입니다.

지금과 비교하면 간판도 다르고 매장 모습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벽돌 외벽과 커다란 유리창, 그리고 그 안에 가구를 전시했던 공간은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판매하는 가구도 달라지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디자인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구를 볼 때 디자인부터 보게 된다는 것.

그리고 그 디자인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가구는 어디까지가 생활용품이고, 어디서부터 하나의 디자인이 되는 걸까?”

뉴욕 MoMA를 보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질문입니다.

 

뉴욕 현대미술관 MoMA 사진: Colin Chia, Wikimedia Commons, CC BY 2.5

 

 

 

🎨 뉴욕 MoMA는 그림만 보는 미술관이 아닙니다

MoMA 하면 가장 먼저 유명한 회화 작품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가구나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다면 조금 다른 방식으로 볼 수 있는 미술관이기도 합니다.

MoMA는 현대미술을 회화와 조각에만 한정하지 않고 건축과 디자인, 사진과 영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왔습니다.

특히 건축과 디자인 분야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가구와 생활용품도 중요한 디자인의 결과물로 바라봅니다.

저는 이 부분이 재미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의자 하나도 누군가는 수많은 고민 끝에 만들었을 테니까요.

어떤 소재를 사용할 것인지,

등받이는 어떤 각도로 만들 것인지,

사람의 몸을 어떻게 받쳐줄 것인지,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구조인지,

그리고 기능을 해결하면서 어떻게 아름답게 만들 것인지.

결국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평범한 가구에도 디자인이 들어 있습니다.

🪑 미술관에 왜 의자가 있을까?

가구 일을 하다 보니 MoMA에서 특히 눈길이 가는 것은 역시 의자입니다.

MoMA의 컬렉션에는 가구 디자인 역사에서 중요한 의자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찰스와 레이 임스가 만든 성형합판 의자도 있습니다.

 

찰스 & 레이 임스 성형합판 의자 / 사진: Michael Steeber, Wikimedia Commons, CC BY-SA 2.0

 

바실리 체어 / 사진: Jeff Belmonte, Wikimedia Commons, CC BY 2.0
알바 알토 파이미오 체어 / 사진: 14GTR, Wikimedia Commons, CC0

 

 
 
 
 

지금 보면 어디선가 한번쯤 본 것 같은 디자인입니다.

하지만 이런 의자들이 처음 등장했던 당시에는 새로운 소재와 생산방식을 이용한 상당히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성형합판이나 금속 파이프, 플라스틱 같은 소재를 가구에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의자의 모습도 계속 달라졌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당시에는 혁신적이었던 디자인이 시간이 지나면서 너무 익숙한 디자인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가구매장에서 흔하게 보는 형태 가운데도 과거 디자이너들의 이런 실험에서 출발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오래된 명작 가구를 보는 것은 단순히 옛날 의자를 구경하는 것과 조금 다릅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가구가 어떻게 만들어져 왔는지를 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뉴욕 현대미술관 MoMA 내부 / 사진: Colin Chia, Wikimedia Commons, CC BY 2.5

 

🛋️ 좋은 디자인은 꼭 화려해야 할까?

가구를 오랫동안 보다 보면 화려한 디자인이 반드시 오래 기억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처음 봤을 때 강렬한 가구가 있는 반면, 처음에는 평범해 보여도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좋은 점을 발견하게 되는 가구도 있습니다.

저는 좋은 가구를 볼 때 디자인만큼 중요한 것이 ‘왜 이렇게 만들었는가’에 대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의자의 등받이가 휘어 있다면 사람의 등을 편하게 받치기 위한 것일 수 있고,

다리의 각도가 독특하다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독특한 디자인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살아남은 가구들을 보면 대부분 형태와 기능 사이에서 나름의 답을 찾으려고 했던 흔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구를 볼 때 예쁘다, 예쁘지 않다에서 끝내기보다 한 번 더 생각해보는 편입니다.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이 질문 하나만 가지고 가구를 바라봐도 평범했던 의자 하나가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 오래된 사진을 보면 디자인도 시대를 따라 변합니다

 

 

예전 사진을 다시 보면 가구뿐 아니라 매장을 꾸미는 방식도 지금과 많이 달랐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 좋아했던 소재와 컬러, 조명, 가구를 배치하는 방법까지 사진 속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때는 새롭게 느껴졌던 디자인이 지금은 익숙해지기도 하고, 한동안 보이지 않던 디자인이 몇 년 뒤 다시 유행하기도 합니다.

소파도 그렇고 식탁도 그렇고 의자도 그렇습니다.

새로운 소재가 등장하고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달라지면서 가구 역시 계속 변합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져도 결국 좋은 가구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보기 좋아야 하고, 사용하기 편해야 하며,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과 잘 어울려야 합니다.

 

📝 같은 공간에서 계속 가구를 보다 보니

 

그리고 이것이 지금의 모습입니다.

건물은 그대로지만 간판도 바뀌었고 매장 안에 놓이는 가구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소파와 식탁, 의자가 이 공간을 거쳐갔습니다.

유행도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가구를 볼 때 제가 궁금해하는 것은 지금도 비슷합니다.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실제로 사용하면 편할까?

이 가구가 집에 들어가면 공간은 어떻게 달라질까?

뉴욕 MoMA에 있는 오래된 의자들도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에는 누군가 이런 질문을 하면서 시작했을 겁니다.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이 그 의자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쩌면 좋은 디자인이라는 것은

유행하지 않는 디자인이 아니라, 유행이 지나도 다시 한번 바라볼 이유가 남아 있는 디자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뉴욕 MoMA를 보다가 오래된 매장 사진을 꺼내보게 된 것도 아마 그런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구는 계속 바뀌지만, 좋은 디자인을 찾는 일은 계속됩니다.

 

“뉴욕 MoMA의 가구와 디자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조금 더 깊게 다뤄보겠습니다.”